1000권 독서

[273번째 책] 메모 습관의 힘 (★★★★☆) - 신정철

weicome 2018. 10. 7. 08:46



책 속의 한 구절


    나는 노트를 쓰는 사람이 아니었다. 회사에서 매년 지급하는 업무 수첩을 쓰긴 했지만, 상사의 업무 지시를 메모하거나 회의 내용을 적는 정도였다. 개인적으로 노트에 기록을 남기는 일도 없었다. 초등학교 때 이후로는 일기를 쓴 적도 없었다. 그랬던 내가 2012년 어느 날 노트를 쓰기 시작했다. 노트의 첫 페이지 상단에 쓴 날짜를 보니 처음 쓰기 시작한 날짜가 9월 3일이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어느 날 그동안 쓴 노트를 다시 들춰보았다.

  

     종이에 펜으로 쓰다보면 머릿속에서 생각이 정리되어 이해가 명확해지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블로그 글이나 프레젠테이션의 내용을 구상할 때 생각 정리를 위한 메모를 많이 했다.

  

     나는 책을 읽을 때 흥미롭거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밑줄을 치는데, 그 밑줄 친 문장을 노트에 그대로 옮겨 적었다. 그런 다음 그 부분에 대한 내 생각을 다른 색상의 펜으로 적었다.

  노트에 옮겨 적는 문장들 중에서도 더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형광펜으로 밑줄을 쳐서 강조하고, 내용의 핵심 키워드를 큰 글씨로 써서 알아보기 쉽게 표시해두었다.

  

     요즘은 세미나 발표 자료를 인쇄해서 책으로 주거나 PDF 파일로 주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지 노트에 필기하는 사람이 드물다. 하지만 내 경험상 세미나를 들으면서 노트에 직접 정리하는 것이 나중에 다시 보면서 복습하기에 더 좋다. 내용을 소화해 실제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어려서부터 책을 좋아하는 편이었고, 책을 많이 읽는 편이라고 자신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내 책 읽기에 불만이 생겼다. 책을 열심히 읽어도 나중에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책을 다 읽고 며칠이 지나면 책 내용이 기억나지 않았다. 책 제목을 들으면 예전에 읽었다는 사실은 기억나는데, 책의 내용은 떠오르지 않았다. 책을 읽은 보람이 없었다. 이런 일이 반복되다보니 책을 읽는 데 쓰는 시간마저 점점 아깝게 느껴졌다.

  

     독서 노트를 쓰면서 책 읽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책을 읽으면서 밑줄 친 부분을 노트에 옮겨 적고, 거기에 내 생각을 쓰기 시작하면서 책과의 만남이 바뀌었다. 저자와 대화를 주고받기 시작한 것이다.

  

     오랫동안 맴돌던 생각을 글로 구체화시켜 표현하고 나면 내가 더 자유로워지는 느낌이 든다. 표현되지 못한 생각들이 나를 더 이상 괴롭히지 않기 때문이다.

  

     세미나라는 것이 들을 때는 정말 유익한 내용을 배운 것 같은데, 세미나를 듣고 나서 그 내용을 실제로 활용하는 일은 별로 없다. 그 원인을 생각해보면 아무 생각 없이 세미나를 듣고, 그날 이후부터는 세미나 내용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거나 적용해보려는 노력을 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에는 추가적으로 몇 가지 일을 더 했다.

 

   ① 세미나를 듣고 나서 노트에 메모한 내용을 다시 읽어보았다.

   ② 세미나 내용 중 내 삶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했다.

   ③ 세미나 내용을 정리해서 블로그에 글을 썼다.

  

     창의성의 본질은

     서로 다른 생각을 충돌시켜

     새롭고 독특한 방식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창의성이 나타나게 하는 방법은 결국 두 가지다.

     연결에 사용할 수 있는 생각의 재료를 늘리고,

     생각이 서로 부딪혀 연결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메모는 이 활동에 필수적인 도구다.

  

     창의성이 나타나게 하는 방법은 결국 두 가지다.

 

   1. 연결에 사용할 수 있는 생각의 재료를 늘린다.

   2. 생각이 서로 부딪혀 연결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새롭고 독특한 조합이 만들어지려면 단순히 양만 많아서는 안 되고 다양한 종류의 재료가 있어야 한다. 따라서 여러 분야에 걸쳐서 공부하고, 다양한 주제의 책을 읽고, 색다른 경험을 쌓아야 한다.

  

     세종대왕은 신하들의 반대 의견에 관대해서 신하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세종은 회의를 하면 꼭 신하들 간에 싸움을 붙였다고 한다

  

     책을 읽거나 세미나를 들으면서 궁금증이 생기면 노트에 바로 적는다. 본문 글씨와는 다른 색 볼펜으로 적는다. 나는 주로 파란색 펜으로 쓴다. 그리고 형광펜으로 테두리를 그려서 강조한다.

  

     만년필 : 파버카스텔 룸 피아노, 파일롯 카쿠노, 라미 사파리

   다색볼펜 : 제트스트림 4&1(볼펜 4색+샤프펜슬), 스타일핏(5색 볼펜, 샤프펜슬 심도 사용 가능)

  

     구글 알리미 서비스(www.google.co.kr/alerts)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구글 알리미 서비스에 검색어를 등록해두면 관심 주제의 뉴스를 자동으로 받아볼 수 있다. 뉴스를 받아보는 빈도는 ‘수시’, ‘하루에 한 번’, ‘일주일에 한 번’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저지르는 실수는 데이터와 정보를 잔뜩 수집해놓고서 스스로 지식을 얻었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은 자료를 에버노트에 줄기차게 저장한다고 해서 지식이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외부에서 얻은 정보에 자신의 생각과 경험, 통찰을 더해야 지식과 지혜로 이어질 수 있다.

 

  

     종이 노트에 펜으로 메모하면서 내 생각을 수집한다. 노트에 새로 얻은 정보를 기록하고 그에 대한 나의 생각을 기록한다. 노트는 외부 자극(정보)에 대한 나의 반응(생각)을 수집하는 훌륭한 공간이다.

  

     책의 문장을 옮겨 적을 때는 인용하고 싶은 부분을 전부 노트에 옮겨 적는 것이 좋다. 긴 문단 전체를 쓰기 힘들다고 해서 시작이나 끝 부분만 옮겨 적어두면 나중에 곤란할 때가 있다. 노트에 메모한 것을 갖고 책의 내용을 파악하거나 글을 쓰기 위해 참조할 때 결국 다시 책을 가지고 와서 해당 부분을 찾아 읽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긴다.

  

     메모 리딩을 할 때는 책의 중요 부분을 저장해두는 것이 목적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저자가 말하는 내용에 대한 나의 반응을 기록하는 것이 메모 리딩의 목적이다. 메모 리딩을 하면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자. 저자가 말하는 것이 과연 맞을까? 내 삶에 적용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물어보자. 머릿속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질문을 노트에 꼭 쓰도록 하자.

  

     메모 리딩을 꾸준히 하면 책에 담긴 정보와 내 생각이 결합해 나만의 지식이 쌓이게 된다. 내 생각이 노트에 차곡차곡 쌓이면서, 생각을 드러내어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생겨난다. 즉 글로 표현하고 싶어진다. 메모 리딩은 글쓰기의 시작이다.

  

     나는 메모 리딩이 책 내용을 더 잘 기억하게 해주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하고 싶다. “No Pains, No Memories.”

  고생하지 않고 번 돈은 쉽게 잃는다는 말이 있듯이 기억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그냥 편하게 읽기만 한 책은 나중에 기억나지 않는다

  

     메모 리딩을 하면서 책을 읽으면 ‘문장을 끝까지 읽는’ 경험이 쌓인다. 문장을 끝까지 읽는 습관이 만들어지면서 자연스럽게 글쓰기 실력이 향상된다.

  

     기억을 믿지 말고 손을 믿어 부지런히 메모하라.

   메모는 생각의 실마리, 메모가 있어야 기억이 복원된다.

   습관처럼 적고 본능으로 기록하라.

   - 다산 정약용

  

     “수필을 쓰려면 관찰을 잘해야 돼요. 사물을 그냥 보는 게 아니라, ‘저게 왜 존재하지?’, ‘왜 꽃이 피지?’라고 생각해보는 거죠. 사물을 열심히 관찰하는 습관을 기르고, 메모하는 습성을 가지면 언제든 글을 쓸 수가 있어요.”

  

     소설가 김홍신은 아이디어 노트에 1년만 메모하는 습관을 유지하면, 그다음부터는 무엇을 쓸지 고민할 일은 없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