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사람, 하정우
영화 배우, 연출감독, 걷기학교 교장 하정우.
한해에 2~3편의 영화에는 볼 수있는 간판 배우 하정우, 마라톤 관련 자를 찾다가 걷기학교라는 Youtube 채널을 통해 하정우 배우에 대한 관심 갖기 시작하였다.
책에서 소개하는 배우 하정우의 생각과 일상을 통해 배우가 연기를 소화해내기 위해 얼마나 자기 자신을 쏟아붓는지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걷기, 영화, 연기, 연출, 예술 등 다양한 소재로 저자의 생각을 들여다 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서는 배우 하정우보다, 나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인간 하정우에 더 많은 애정이 생겼다. 고민하고 걷고 사색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그려낸 책이 솔직하고 참으로 담백해 한숨에 읽어 내려갔다.
책을 읽으며 메모한 내용을 정리해본다.
p. 67
만약 누가 하루 만 보를 걸으면 무조건 만 원을 주고 1보당 1원씩 적립해서 환전해준다고 하면 어떨까, 하는 엉뚱한 공상을 해본 적이 있다. 걷기야 팔다리를 움직이기만 하면 되는 쉬운 일이니 그것만으로도 돈이 생긴다면 사람들은 악착같이 걸을 것 같다. 그런데 나중에 나이들고 아픈 다음에 병원비를 왕창 들일 생각을 하면, 지금 우리가 걷는 만보는 억만금의 가치가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
Q. 몸을 움직이는데 게을러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A. 쉽게 포기할수 없는 편안함, 안락한 환경이 주는 안정감, 변화와 불편함을 거부하는 인간 본성적인 거부감. 여러가지 요인들이 종합되어 인간은 몸을 움직이는 것에 대한 즐거움보다는 불편함이 크다. 하지만, 신은 아드레날린 이라는 화학물질을 통해 몸을 움직이는 기쁨을 주었고, 이 즐거움을 깨달은 사람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몸을 움직이고 활동하게 되었다.
p. 79
어쩌면 고통의 한복판에 서 있던 그때, 우리가 어렴풋하게 찾아헤맨 건 ‘이 길의 의미’가 아니라 그냥 ‘포기해도 되는 이유’가 아니었을까?
A. 포기해버릴까 과연 옳은 길일까 라는 고민에 대해서 무조건 포기해도 되는 이유를 찾는다고 질책할 수는 없다. 정말 포기해야 하는 그 사람과 맞지 않는 상황일 수도 있기 때문에, 무조건 버티기 위해 살아남으라는 말은 굉장히 폭력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무언가에서 벗어나고 싶을때 본질적인 이유를 찾기 위한 현명한 질문임은 분명하다. '이 길의 의미'를 고민하고 있는지 아니면, '포기해도 되는 이유'를 찾고 있는지. 답은 스스로만 알 수 있다.
p. 160
한 번만 떼면 걸어진다
그러니 도무지 꼼짝도 하고 싶지 않은 날 아침엔 일단 일어나 한 발, 딱 한 발만 떼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 한 걸음이 가장 무겁고 어렵게 느껴지겠지만, 이내 깨닫게 될 것이다. 머릿속에 굴러다니는 온갖 고민과 핑계가 나를 주저앉히는 힘보다 내 힘이 앞으로 가고자 하는 함이 더 강하다는 것을.
Q. Can you walk?
A.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다음날 부터 매일 아침 7시 20분. 한 걸음만 걷고 오자는 마음으로 동네 작은 산의 산책로를 40분가량 걷고 내려온다. 알람이 울리고 머릿속엔 오만가지 갈등이 생기지만, 딱 한마디로 모든 생각들을 잠재운다.
한 걸음만 걷고 오자.
p. 192
오로지 나만이 노력하고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나 작고 얕은 마음 같다. 주변 사람들에게 불만을 가지고 책임을 밖으로 돌릴수록 나에게 남는 것은 화나거 억울한 마음뿐이다. 그 상태는 스스로를 고립시킨다. 그러니까 남 탓은 나를 더욱 외롭고 쓸쓸하게 만든다.
일의 결과에 상관없이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이 진심으로 감사하게 느껴지는 순간, 나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A. 나만 노력하고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바로 나다. 나는 죽어라 고생하고 노력하고 살아가는데 남들은 설렁설렁 대충대충 일하고, 결과물에 대해 어떤 책임도 지지 않으려는 것 같아 혼자 분을 내고 살아온 지난날의 모습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일의 결과에 집착하지 말고, 곁에 있는 사람들의 진심을 느끼는것. 참으로 쉽지만은 않은 일이 분명하다.
인정받기 위해 나 자신의 결과물을 엄격하게 대하고, 그 잣대를 타인에게까지 적용시키는 좋지 않은 버릇이 있다.
개발자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살펴보다 이런 댓글을 본 적이 있다.
타인의 영향으로 인해 자신을 망가뜨리지 않도록 자신을 잘 지켜야 한다는 내용. 공감되고 공감되는 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