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인생 - 위화
    1000권 독서 2019. 12. 18. 23:21

     

    인생 - 위화 

     

    가족을 잃는 고통은 상상할 수 없다. 위화의 책 인생은, 가난과 질병으로 인해 가족을 모두 떠나보낸 아버지의 인생을 그려낸 소설이다. 읽으면 읽을수록, 와.. 살다살다 인생이 저렇게 안풀리는 사람도 있구나 싶을 정도로 막막해지는 책이다. 후반부로 가면서 삶이 조금이나마 나아지려나 싶은 순간마다 가차없이 송두리째 모든것을 잃어버리곤 한다.

    소설속 주인공인 푸구이의 삶을 내가 살아갔다면, 감당해 낼 수 있었을까.

     

    • 나는, 작가로서, 동일한 내 작품이라도 읽을 때마다 다른 느낌을 받는다. 생활이 변했고, 감정도 변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작가가 자기 작품의 서문에 쓰는 내용은 사실 한 사람의 독자로서 느낀 바라고 말하고 싶다.

      2019.12.18.

    •  

      모든 독자는 문학작품에서 자기가 일상에서 느껴온 것들을 찾고 싶어 한다. 작가나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 바로 자기가 느껴온 것 말이다. 문학의 신비로운 힘은 바로 여기서 나온다. 모든 작품은 누군가가 읽기 전까지는 단지 하나의 작품일 뿐이지만, 천 명이 읽으면 천 개의 작품이 된다.

      2019.12.18.

    •  

      글을 쓰는 과정에서 나는 깨달았다. 사람은 살아간다는 것 자체를 위해 살아가지, 그 이외의 어떤 것을 위해 살아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2019.12.18.

    •  

      혼자 집으로 가면서 울고 또 울었지.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겨우 하루 돈을 나르고도 사지가 다 풀릴 정도로 힘든데, 그 돈을 벌기 위해 얼마나 많은 조상들이 고생했을까 싶더라구. 그제야 난 아버지가 왜 은화가 아니라 동전을 고집했는지 알게 됐지. 바로 그런 이치를 깨닫게 하려고, 그러니까 돈을 번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게 하려고 그러신 거야.

      2019.12.18.

    •  

      생각하면 할수록 아찔한 기분이었다네. 옛날에 아버지와 내가 집안을 말아먹지 않았다면 그날 사형당할 사람은 바로 내가 아니었겠나. 문득 내 얼굴을 문질러보고 팔도 만져보았지. 다행히 다 그대로더군. 정작 죽어야 할 사람은 나인데 다른 사람이 죽었다는 생각이 들었다네. 난 전쟁터에서도 목숨을 건졌고, 집에 돌아와서는 룽얼이 나 대신 죽었으니 말일세.

      2019.12.18.

    •  

      나는 호미를 들고 집을 나서다가 문 앞에서 자전에게 말했어. “나 밭에 가오. 펑샤를 데려간다는 사람이 오면 그냥 데려가라고 하구려. 나 만나러 오지 말고.” 밭에 가서 호미질을 하는데 힘이 날 리가 있나. 허한 마음에 사방을 둘러봐도 풀을 베는 펑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 마음이 텅 빈 것 같더라구.

      2019.12.18.

    •  

      그날 저녁 나와 자전은 둘 다 편히 잠들지 못했다네. 자전이 성안의 풍수 선생을 알지 못했다면, 우리 식구가 어딘가로 가야 했을지도 모르는 일 아닌가. 생각해보니 그것도 다 운명이더구먼. 다만, 그 쓰디쓴 운명을 쑨 선생이 당한 것뿐이지. 자전은 우리가 쑨 선생한테 재앙을 밀어낸 거라고 여겼다네. 나도 그랬고 말이야. 하지만 입으로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네. “재앙이 그를 찾아간 거지, 우리가 그 사람한테 밀어낸 거라 할 수는 없소.”

      2019.12.18.

    •  

      나는 말일세, 바로 이런 운명이었던 거라네. 젊었을 때는 조상님이 물려준 재산으로 거드름을 피우며 살았고, 그 뒤로는 점점 볼품없어졌지. 나는 그런 삶이 오히려 괜찮았다고 생각하네. 내 주변 사람들을 보게나. 룽얼과 춘성, 그들은 한바탕 위세를 떨치기는 했지만 제 명에 못 죽었지 않은가. 사람은 그저 평범하게 사는 게 좋은 거야. 아옹다옹해봐야 자기 목숨이나 내놓게 될 뿐이라네. 나를 보게나. 말로 하자면 점점 꼴이 우스워졌지만 명줄은 얼마나 질기냔 말이야. 내가 아는 사람들은 하나가 죽으면 또 하나가 죽고 그렇게 다 떠나갔지만, 나는 아직 살아 있지 않은가.

      2019.12.18.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