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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미 라고 하는 달콤한 유혹.
    글쓰기 2019. 12. 7. 17:00

    디케

    일반병사로 군복무 하던 시절.
    200여명의 병사들로 이뤄진 대대에는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았다.
    그 중에서도 누군가를 징계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동거동락하며 지낸 동료를
    어찌할 수 없어 누구도 시원스런 답을 낼 수 없는 상황들이 많았다.

    누구도 확답하지 못하는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당시 대대장은 사무실에 나를 불러 의견을 묻곤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대대의 장인 사람이 중대장도 아닌, 일개 병사를 불러다가 의견을 묻는다는게 의아스럽다.

    선택의 기로앞에 곤란한 상황이 있을 때, 항상 나는 나만의 답을 정해두었기에 대대장과의 면담에서 
    고민없이 내 생각을 얘기해주곤 했다.

    한번은 이런적이 있었다. 한 병사가, 동료병사를 성희롱한 사건이 있었다. 
    부대의 사건은 담당하는 직업군인들에게는 굉장한 업무적 스트레스와 후폭풍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부대 간부들 누구하나 뚜렷하게 공개 및 징계여부를 주장하지 못했다.

    사건이 있고 몇일 후 대대장의 호출로 대대장실을 찾아갔다. 
    대대장은 훈련중인 상황이라 차로이동하며 이야기하자며, 1호차에 함께 탑승하였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본론에 들어갔고,
    예상했던 질문과, 준비된 답이 오고갔다. 

    나의 답은 한결 같았다.
    원칙과 공평성.
    기준이 모호하지 않았기에 대답도 뚜렸했다.

    누군가는 인간미없다, 피도 눈물도 없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생각이 다르다.
    그 인간미, 그 피, 그 눈물로 위장한 쉬운 길들을 선택한 나머지.
    대한민국 사회가 이모양 이꼴이 되어 있는 것이라 확신한다.
    국회의원 자녀의 대기업 채용 비리부터 시작해서, 특혜입학, 특혜 특혜,,
    그놈의 인간미라는, 학연, 지연이라는 좋은 핑계를 둘러대며
    불법과 불공정한 사회를 스스로 양산해내고 있다. 

    자녀가 이웃들과 좋은 사이로 지내며, 아름답게 인생을 꾸려가길 바란다.
    하지만, 불특정 다수가 눈물 짓게 하는
    인간미라는 핑계로 포장한 정의롭지 못한 어른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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