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부터 뭔가 도발적(?)인 책. 정의롭지 못한 사회에서 정의를 외치는 기성세대의 외침이 정의를 향한 순수한 열정의 표현이지 않을까 싶다. 정의가 무엇이고 왜 지켜져야 하는지 이해하기 쉽도록 예화를 통해 이야기한다.
정의를 왜 지켜야 하는가의 질문에 정말 명쾌하고 분명한 대답을 해주는 책. 사회적으로 제도적으로 소수에게 가해지는 비언어적 폭력들과 불공평하고 불합리적인 상황들에서 우리가 어떤자세를 취해야하는지 한번쯤 고민하게 만드는 책. 반드시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나만 정의를 지키면 손해인 것처럼 느껴질지 모릅니다. 나만 손해 보지 않으면 어떤 일이 일어나도 상관없다고 여깁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내가 자유를 빼앗기고 불의를 당하게 되었을 때 아무도 나를 지켜 주지 않습니다. 정의는 단순한 신념의 문제가 아니라 연대라는 구체적인 행동과 실천이 따를 때에만 지켜지는 것입니다.
- 내 생활의 불편함이 없고 피해가 없다면 남을 위해 굳이 무언가를 나서지를 않는다. 어찌보면 방어적인 삶의 모습이기도 하다. 하지만 역지사지의 입장으로 상황을 적용해본다면 답은 간단해진다.
법과 질서를 지키고 따르는 사람은 손해를 보고 그것을 어기며 심지어 파괴하느 ㄴ사람은 보란 듯이 잘 살 때 우리는 절망합니다. 그런 사회는 병든 사회입니다. 정의를 외면하며 사적인 이익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비겁하고 야비한 짓도 마다하지 않는 사람들이 보란 듯 잘 지내면 그 사회에는 미래가 없습니다. 여기서 연대를 강조하는 것은 한 사람의 힘으로 병든 사회나 불의한 세상을 바꾸는 것은 어렵기 때문입니다. 연대야말로 우리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강력한 방법입니다.
- 소수, 약자가 목소리를 낸다고 세상을 들어주지 않는다. 하지만 그 목소리가 하나둘 모이고 큰 소리를 낸다면 세상을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밖에 없다. 민주노총이나 전교조와 같은 모임들을 처음에는 자기 이익만을 변호하기위한 이기적인 단체로만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 투쟁현장에서 함께 해보니 그들은 자기이익보다는 소수의 목소리를 대변해주는 실로 정의로운 목소리가 가득한 곳이었다. 직접 경험해보지 않고 언론이나 대중매체의 단편을 보고 무언가를 판단하는 것은 굉장히 잘못된 선입관을 갖게 할 수 있다.
인지 부조화란 두 가지 모순되는 심리 인지 요소를 가질 때 나타나는 불균형 상태를 의미하는데, 그러한 불일치가 불편하기 때문에 심리적 안정을 찾기 위해 오류를 바로잡기보다는 생각을 바꿔 버리는 것을 뜻합니다. 쉽게 말해 일관되지 않은 자신의 심리나 인지 상태를 유리한 방식으로 합리화하는 것을 말하는 거지요 그러나 그렇게 합리화 하게 되면 잘못을 인정하지 않을 뿐 아니라 계속해서 그런 잘못을 지속하게 된다는 점에서 위험합니다.
- 인지 부조화, 인간이 선택하는 참 비겁한 모습이라 생각되지만 나 스스로도 인지 부조화를 경험하고 가까운 이웃들이나 사회도 인지 부조화를 밥먹듯이 하고 있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수 있다. 심리적으로 복잡한 상황을 피하고 상대적으로 편리해지기 위해 섣불리 판단하고 결정내리는 습관들을 의지적으로 고쳐나가야 겠다.
토머스 홉스는 <리바이어던> 이란 책에서 계약이론을 설명하면서 이런 말을 합니다. ... 아무리 힘이 세도 자신보다 더 큰 힘을 가진 존재 혹은 집단에 대해서는 그도 잡아먹히는 신세일 뿐입니다. 두렵고 불안합니다. 강자임에도 불구하고 그렇습니다. (중략) 약자들도 강자가 빼앗아갈 자신의 몫에 두려움이 있습니다. (중략) 그래서 계약을 합니다. 강자는 약자를 보호하고 약자는 그 대가를 지불하는 계약 말입니다. 그렇게 해서 군주와 백성의 관계가 만들어집니다. (중략)
- 사회계약론이라는 개념이 거창하고 어려운 개념인줄 알았는데, 굉장히 단순하고 명쾌하게 설명했다.
'솔론의 개혁'의 하이라이트는 튼튼한 시민 공동체를 마련한 것입니다. 각 계층의 권리와 의무를 정하고 그에 따라 자신의 일에 충실하며 동시에 사회를 강화시키는 체제를 만들었습니다. 부자들은 세금을 더 내야 했습니다. 대신 가난한 사람들의 세금은 덜어 주었습니다. (중략) 그러나 여기서 솔론은 뜻밖의 선택을 합니다. 아테네를 떠나기로 한 겁니다. 혹시라도 그 개혁에 대해 자신의 어떤 이익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봐, 그렇지 않음을 보여주기 위해 아예 아테네를 떠나기로 한 겁니다.
- 솔론의 선택은 성경의 지혜로운 인물로 여겨지는 '솔로몬' 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현명한 것 같다. 그러면서도 솔론의 가치관이 무엇이었을까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과연 나는 내 자신보다 다수의 이익과 행복을 위해 나의 권력과 재화와 명예를 내려놓을 수 있는 용기가 있을까?
피해자와 똑같이 분노할 수 있다는 것은 바로 공감이고 연대입니다. 그리고 그 분노는 속으로만 삭이는 게 아니라 당당히 표현하고 피해자에게 손을 내밀어 힘을 보태 줄때 비로소 올바른 가치를 갖게 됩니다. 그게 정의의 밑돌입니다. 피해자에 비하면 피해를 받지 않은 나는 강자입니다. 강자가 약자의 편에 서는 것. 그것이 바로 정의입니다. 그래야 언젠가 내가 피해를 받는 약자가 되었을 때 누군가 내게 손 내밀고 공감해 주며 연대하게 됩니다. 그게 정의의 위대한 힘입니다.
- 이 책에서 가장 가치있는 한 문장을 꼽으라면 위의 문장을 선택할 것 같다. 이 사회에 정의가 필요한 이유가 무엇이고, 정의를 통해 이뤄낼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이 정의에 따라서 내 삶을 곱씹어 보면 정의롭지 못했던 모습들이 많이 있었다. 강자이지만 약자의 편에 서줄 수 있는 용기. 그 용기를 키워 나가는 시도들을 해봐야 겠다.
정의의 원리는 다양합니다. 그러나 그 원칙은 단호합니다.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타인이 자신의 목적과 이익을 위해서 강요하면 거부하는 것처럼, 나 또한 타인에게 그가 원하지 않는 일을 나의 이익을 위해 강요해서는 안 됩니다. 이러한 태도를 호혜성의 원칙이라고 합니다.
- 한국사회는 아직 공동의 선이라는 목표를 위해 개인의 자유가 침해되는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공동의 선을 먼저 추구하는 것이 무조건 단점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다수인 강자가 소수의 개인인 약자의 자유를 빼앗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조직과 조직에 소속된 개인의 갈등은 앞으로도 많은 문제를 야기시킬 것이다. 명확한 기준으로 선을 그을 수는 없다. 강자의 약자를 향한 배려만이 이러한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