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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9번째 책] 축적의 길
    1000권 독서 2018. 3. 3. 23:13



    "Made in korea" 를 붙이고 국제사회에 수많은 가전 및 전자제품을 비롯한 상품과 서비스들이 수출되지만, 열심히 땀흘려 벌어들인 수익이 한국의 기업과 사회에만 돌아오지 않고, 상당한 금액이 해당 상품에 포함된 로열티나 라이센스를 가지고 있는 선진국의 거대 기업에게 되돌아가는 구조를 갖고 있다고 알고 있었다. 


    이번에 읽은 축적의 길은 특정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대한민국 산업 전반에 대한 구조적 분석과 국제시장에서의 위치, 그리고 그 한계로 인한 현상들과 이를 해결한 방법을 명확하게 제시한다. 


    책의 내용을 한문장으로 요약하자면,


    '다른 기업의 개념설계를 빌려와 실행하는 "실행역량" 중심의 산업구조에서 한발짝 더 나아가 "개념설계"를 만들어내는 역량을 길러내야 미래에 국제사회에서 승산이 있다' 이라고 할 수 있다.


    개념설계를 만들어내는 역량은 크게보면 산업구조에 적용할 수도 있겠지만, 작게는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수많은 직장인들이나 자영업자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원리이다. 타인의 아이디어나 핵심기술을 빌려서 상품을 개발하고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는 경우 당장 눈앞에 보기에는 안정적이고 매출증대에 좋은 영향을 주는 것 같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열심히 일해 남 좋은 일만 하는 셈이 되고 마는 것이다. 


    개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특정 분야의 저명한 인사의 생각과 개념을 빌려오는 것을 넘어서야만, 스스로도 가치와 보람을 느끼고 일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것이다. 


    이 책이 굉장히 가치 있게 느껴졌던 이유중에 하나는 무엇이 문제인지 명확하게 진단하고, 그 진단에 대한 분석과 비교를 통해 건설적인 해법 또한 제시하고 있다. 명확하게 정리된 한권의 메뉴얼을 보는 것 같다. 


    IT관련 직종에서 일을 하는 나에게 저자가 제시했던 모습에 대한 비슷한 고민이 있었고, 해법을 마땅히 찾지 못해 이리저리 갈팡질팡 하고 있었는데, 정말 적절한 시기에 읽게 된 책이라 작가에게 너무나도 감사하고 매우 가치 있는 책으로 여겨진다. 



    책에서 메모해두었던 내용들을 요약해본다.



    머리말


    처음 몇 사람의 전문가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을 때는 모든 것이 희미하기만 했다. 그러나 이야기가 쌓일수록 조금씩 분명해진 문제의 공통원인은 바로 '개념설계 역량의 부재'였다. 언뜻 보면, 어떤 특정한 형태의 기술 역량이 부족하다는 발견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있다. 그러나 개념설계 역량이 가진 독특한 특성, 즉 시행착오를 꾸준히 축적해 나가지 않으면 얻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깨닫는 것이 중요했다. 



    식어가는 성장엔진


    앞서 살펴본 여러 가지 정황증거를 종합해서 살펴보면 현재의 위기는 짧게는 지난 20년간, 길게는 지난 50년 이상 우리 산업의 발전과정에서 형성된 모종의 관행에서 내생적으로 배태된 것이다. 너무 오래되고, 익숙해져서 그것이 우리 산업계의 고유한 문제인지도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어 있다.


    1단 엔진을 분리햇어야 할 고도가 훨씬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연료를 거의 다 쓴 1단 엔진을 붙들고 여전히 가동하고 있는 아태다. 2단 엔진을 점화하려는 시도가 몇 번 이루어졌으나 아직은 완전히 불이 붙지 않은 상태다 '1단 엔진 분리 실패와 2단 엔진 점화 실패' 이것이 우리 산업의 상황을 정확히 표현하는 비유다. 


    첫째, '1단 엔진이 무엇이고, 왜 잘 작동하였는가' 라는 질문은 고도 성장기의 성공적인 루틴이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에 해당한다.
    둘째, '2단 엔진이 무엇이고 왜 점화가 잘 되지 않는가'라는 질문은 기술 선진국이 되기 위해 꼭 필요한 능력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이다.
    셋째, 가장 중요하게는 '지금껏 참으로 유용하여쌰지만, 이제 그 쓸모가 다한 1단 엔진을 왜 버리지 못하는지'를 묻는 것은 개발도상국에서 기술 선진국으로 전환하는 과정이 왜 그렇게 어려운지 이해하기 위한 질문이다.


    개념설계: 백지 위에 밑그림 그리기

      우리 기업들은 단지 선진 기업들이 그려준 그림을 충실하게 실행하는 단계를 책임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초고층빌딩 분야로 한정해서 보면, 한국산업의 기술 수준은 개념설계 역량이 부족하고, 실행 역량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기업을 두 종류로 나누라고 하면 개념설계를 하는 회사와 개념설계를 받아와서 실행하는 회사로 나눌 수 있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개념설계를 하는 국가와 개념설계를 도입해서 실행하는 국가로 나눌 수 있다.



      글로벌 챔피언 기업의 조건: 개념설계 역량


      혁신적인 기업은 개념설계를 제시하는 기업이다. 우리 기업과 산업이 어려움을 겪는 핵심적 이유는 아직까지 개념설계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챔피언 기업이 시장 독점을 누리는 이유는 바로 개념설계 역량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개념설계를 할 수 있는 글로벌 챔피언 기업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강해진다. 


      기술 선진국의 글로벌 챔피언 기업들은 서로 다른 종류의 개념설계들을 주고받으면서, 더 수준 높고 새로운 개념설계들을 만들어간다. 



      착각의 시간, 축적의 시간


      축적의 전략 1. 축적의 경험을 담는 궁극의 그릇, 고수를 키워라

      축적의 전략 2. 아이디어는 흔하다. 스케일업 역량을 키워라

      축적의 전략 3. 시행착오를 뒷받침할 제조현장을 키워라

      축적의 전략 4. 고독한 천재가 아니라 사회적 축적을 꾀하라

      축적의 전략 5. 중국의 경쟁력 비밀을 이해하고 이용하라


      최근 창의적인 밑그림을 그릴 수 있어야, 즉 개념설계역량이 있어야 글로벌 챔피언이 된다는 데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개념설계 역량이란 것이 가진 독특한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채, 기존에 익숙한 실행 단계의 프레임으로 개념설계에 도전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개념설계 역량은 사오거나, 아이디어 하나 얻었다고 금방 생기지 않는다. 오래도록 직접 그려보고, 적용해보면서 시간을 들여 꾸준히 시행착오를 축적해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교과서가 없다


      창의석인 개념설계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역량은 매뉴얼이나 교과서, 시스템이 아니라 다른 모양으로 존재하고 있었다. 40년 넘게 전 세계의 특이한 프로젝트들을 경험하면서 쌓았던 시행착오의 경험들, 그 경험을 온몸으로 축적한 엔지니어 그 자체가 창조적 밑그림을 그릴 수 있는 힘의 원천이었다. 걸어다니는 교과서를 만난 셈이다.


      개념설계를 해야 하는 엔지니어도 경력이 쌓이면, 새로운 환경에 접해서 문제의 핵심을 재빨리 분석하고, 유사경험을 더 폭넓게 활용하고, 보다 창의적이고 차별적인 그림을 그려내는 능력이 커진다. 


      이렇게 해서 커진 역량은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생긴 학습에 의한 것이 아니라 매번 새로운 도전적 밑그림을 그려보면서 생긴 능력이므로 설계경험학습(Learning-by-Building)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는 더 빨리 하는 것, 즉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더 창의적이고 '차벌젹'인 그림을 그려내는 것이 중요하다. 


      결정적으로 개념설계를 할 수 있는 역량은 매뉴얼로 만들 수 없다. 직접 그림을 그려보고, 적용해보고, 안되는 경우를 경험해보고, 다시 그림을 고치는 과정을 반복해보아야만 길러지는 역량이다. 



      돈으로 사기 어렵다


      중국이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유치하려고 노력하는 인재는 바로 새로운 세대의 표준을 만드는 시도를 해보고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직접 겪어본 사람들이다. 산전수전을 겪은 고수들을 확보하기 위한 물밑경쟁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치열하기가 전쟁과 같다.


      창의적이면서도 색다른 경험을 가득 보유한 사람들과 물리적으로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 이런저런 우연으로 말을 섞게 되는 것이 또 다른 새로운 밑그림을 만들어내는데 중요한 요소가 된다.


      어떤 분야의 초절정 고수와 차를 한잔 마시면서 나누는 이야기, 특히 회의가 아니라 이리저리 산책하면서 나누는 잡담이야말로 정말 새롭고 혁신적인 이야기의 우연한 출발이 된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다. 페이스북이 수천명의 직원을 약 1.5km 길이의 단일 공간에 모으려는 것이나, 야후가 재택근무를 폐지하고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이야기하도록 시스템을 바꾼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글로벌화된 시대, 연결망의 시대, 구글링 하면 모든 것을 클릭 몇 번으로 알아낼 수 있는 시대인데도 불구하고, 특정한 물리적 위치에 창의적인 사람들이 더 모이는 역설이 나타나고 있다. 그 이유는 인터넷에서 정보가 많이 공유되면 될수록, 그런 형식지 형태의 지식은 가치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창의적인 시행착오의 경험은 암묵지로서 더욱 희소가치가 높아지게 된다. 바야흐로 거리가 소멸된다고 하는 인터넷 시대일수록 물리적 거리의 의미가 더 중요한 창의적 클러스터의 시대가 되는 것이다. 


      모든 이야기의 핵심은, 개념설계 역량은 결국 교과서가 아니라 사람에게 시행착오의 경험이라는 형태로 생채기처럼 체화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사람이 자발적으로 내보이고 경험을 공유하지 않는 이상 돈을 아무리 준다고 해도 쉽게 얻을 수 없다. 


      결국 개념설계 역량을 가진 기업을 인수합병했다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창의적인 시행착오의 흉터를 가진 사람을 어떻게 확보하고 대우할 것인가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이런 이야기는 개인의 입장에서도 시사점이 있다. 남들이 갖지 못한 고유하고 도전적인 시행착오 경험을 축적하지 못한 사람, 즉 한 분야에서 프로로 인정될 수 있는 경험을 축적하지 못한 개인은 개념설계에 도전해야 하는 환경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결국 남의 그림을 실행하는 단계를 넘어 계속 도전하고, 학습하고, 축적하는 고수, 능력자가 되도록 인생 전략을 짜야 한다. 



      스키엘업, 아이디어를 혁신으로 완성하는 힘


      아이디어가 흔하다는 이야기는 원천적 발명, 최초의 아이디어가 가진 가치를 폄하하려는 것이 아니라, 발명(invention)과 혁신(innovation) 의 거리가 그만큼 멀다는 것을 강조하는 말이다. 스케일업이라는 위험가득한 과정을 버틸 수 없으면 아이디어에서 혁신까지의 바다를 건너갈 수 없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스케일업 역량이 강해야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기 위해 기울인 노력도 빛을 볼 수 있다.



      혁신은 축적의 결과


      흔히 '변하려면 변하지 말아야 한다'고 하는데, 바로 이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자신이 속한 분야에서 남들이 하지 못한 시행착오의 경험을 오래도록 축적할수록, 그래서 그 분야에서 초절정 고수가 될수록, 역설적으로 새로운 산업을 열어갈 힘이 커진다. 


      업의 본질에 충실하면서, 남들이 흉내낼 수 없는 수준의 시행착오를 꾸준히 축적해서, 최소한 자신의 분야에서 글로벌 챔피언 기업의 경지에 올라야 한다. 아이디어를 구하는 정성만큼이나, 쓸 수 있는 새념설계에 이르도록 꾸준히 참고 투자하고 장기적으로 키워나가는 자세를 가다듬어야 한다. 글로벌 챔피언 기업들이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는 결과만 보면 언뜻 빠르게 움직이는 것 같아도 그 힘은 느리고 꾸준한 축적에서부터 온다. 


      개인도 마찬가지다. 이것저것 뜬다는 키워드를 쫓아다니면서, 기발한 아이디어만 머릿속에 잔뜩 넣어서는 개념설계를 할 수 있는 전문가, 고수의 경지에 이르지 못한다. 우연이든 어떤 계기로든 하나의 아이디어를 구하게 되었으면, 그때부터 꾸준히 남들이 겪지 못한 수준의 시행착오를 겪음녀서 혁신적 개념설계를 내어놓을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가야 한다. 


      진정한 전문가에게는 스케일업 과정이라는 험한 바다를 건너온 깊이에서 나오는 아우라가 있다. 재기 발랄하고 만물박사인 고수는 없다. 



      현장 없이 혁신 없다


      현장 적용에서 필연적으로 생길 수  밖에 없는 시행착오, 그것을 극복하면서 얻게 되는 지식을 끈적한 지식 (Sticky Knowledge) 이라고 하는데, 이는 얻기도 힘들지만 배우기도 힘들다. 현장은 끈적한 지식이 실처럼 자아져 나오는 거미의 배와 같은 역할을 한다. 현장이 없으면 혁신도 없다는 메시지가 다시 강조되는 이유다.



      혁신은 조합이다


      주변에 축적된 지식의 양과 수준에 의해 개념설계의 도전 수준이 결정되는 셈이다. 혁신적 아이디어든 천재든 외로우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주변에 무엇이 있느냐가 꿈의 크기와 종류를 결정하기도 한다. 말라위의 가난한 마을에서는 죽었다 깨어나도 화성행 로켓 발사를 꿈꾸는 청년을 만나볼 수 없다. 그러나 실리콘밸리에서는 자기집 뒷마당에서 뚝딱뚝딱 태양광 발전기를 만들어보는 초등학생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실제로 모든 혁신의 뒷이야기를 살펴보면 보완적 지식이 있고 없고가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큰 기준이 된다. 따라서 어떤 혁신 사례에서라도 조금만 조사해보면 핵심이 되었던 보완적 자산을 금세 발견할 수 있다. 


      기술 선진국이란 달리 말하면, 이런 혁신을 위한 보완적 지식이 고도로 발달되어 있고, 축적된 경험이 모여 있는 곳이다. 따라서 세상을 놀라게 하는 혁신적인 개념설계는 아무데서나 탄생하지 않는다. 억울하지만 선진국에서만 탄생한다. 그런데 이런 기술 선진국이 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게 문제다. 



      오래된 사회적 축적, 기술 선진국의 비밀


      구글에서 72세된 엔지니어가 현역으로 왕성하게 활약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따지고 보면 이런 축적된 고수가 구글이라는 조직을 통해 활약할 공간을 얻은 셈이다. 



      실행의 프레임과 개념설계의 프레임


      실행에서는 무엇보다 효율성이 기준이 도니다. 같은 산출을 얻는다면 보다 적은 투입, 같은 투입을 한다면 더 많은 산출을 얻어내는 대안이 효율성 측면에서 더 바람직한 것으로 선호된다. 그러나 '개념설계'에서는 차별성(Differentiation) 이 기준이다. 자원을 얼마나 사용했는지 상관없이 남들과 얼마나 다른 밑그림을 그려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개념설계를 할 때는, 처음 접하는 도전적 과제일수록 시행착오가 필수적이라는 인식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오히려 시행착오를 빨리 많이 할수록 더 독창적인 밑그림을 그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심지어 빠른 시행착오를 조직적으로 장려하기도 한다.


      '퍼스트냐 세컨드냐는 전혀 중요치 않다'이다. 순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많이 시도하고, 시행착오를 꾸준히 축적하면서 가능성 있는 아이디어를 스케일업해서 마침내 완성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실행에서 개념설계로 프레임 전환이 어려운 이유


      설계도를 받아와서 시키는 대로 열심히 하면서 산업이 어느 정도 발달하고, 그 덕분에 중간소득 수준이 오른다. 그러나 결국 개념설꼐를 할 수 있는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실행을 넘어 개념설계에 도전해야 하는데, 두 프레임 간에 관점 전환이 쉽지 않아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열쇠 1. 고수의 시대


      이렇게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가장 뛰어난 인재는 어느새 프로그래머가 아니라 그냥 일반관리자가 되어 있다. 


      이런 상황이 얼마동안 계속되다 보면 회사에는 전문가가 사라지고, 모두 평균 이하의 관리자만 남게 된다. 이런 회사에서 기존의 패러다임에 도전하는 새로운 소프트웨어 아키텍처가 나올 수 없다는 점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결국 소프트웨어 개발보다 영업과 관리가 회사의 핵심 역량이 될 수 밖에 없다. 


      어떤 상황이건 전문가를 키워내지 못하는 조직에서는 개념설계가 탄생하지 않는다. 개념설계란 그 속성상 시행착오의 경험을 온몸으로 축적한 고수가 절박한 심정으로 문제풀이에 매달려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새로운 개념설계는 거의 예외없이 서로 다른 분야의 고수들이 만나 새로운 조합을 시도할 때라야 만들어지는 탓이기도 하다. 


      전문가로서 직업수명이 짧다는 점이 흔히 관찰되는 현상 중 하나다. 전문성이 없는 상태에서 연차가 올라가면서 점차 대체 가능한 관리형 인재가 되고, 따라서 쉽게 도태된다. 그 결과 깊이 있는 전문가 혹은 수석 엔지니어(Cheif Engineer)를 찾아보기 어렵다. 


      고수를 키우지 않는 조직환경에서는 단지 나이가 많고, 근무연차가 높고, 그 분야에 오래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대우받고자 하는 문화가 생간다. 도전하지 않으면서 연차가 올라가면 축적이 아니라 오히려 퇴적된다고 할 수 있는데, 이런 분위기에서 젊은 고수는 자랄 수 없다. 



      열쇠 2. 스몰베팅 스케일업 전략


      도전적 시도와 실패가 있었을 때, 그 실패한 결과만으로 책임을 묻지 않아야 하고, 그로부터 경험을 잘 보존하고 활요하는데 더 큰 관심을 두는 문화가 필요하다. 전임자의 기록과 경험을 존중하고, 거기서부터 다시 교정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쌓아 올리는 축적지향의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열쇠 3. 위험공유 사회


      시행착오 경험을 보유한 그 누구와도 겸손하고 열린 자세로 손을 잡고, 그 경험을 배워야 한다. 늪을 건널 때에는 손을 잡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걸어가는 사람들의 발자국을 잘 살펴야 한다. 눈과 귀를 가리고 내 발밑만 보고 가는 게 가장 어리석다. 



      열쇠 4. 축적지향의 리더십


      리더를 포함해서 조직 구성원간에 신뢰가 없을 때는 그 누구도 과감하게 도전에 나서지 않는다. 마치 눈감고 뒤로 넘어지기 게임과 같다. 동료들이 등을 든든하게 받쳐줄 것이라는 강한 믿음이 있을 때라야 비로소 신나게 몸을 던질 수 있다. 


      실행 중심의 산업계에서 리더십의 전형은 빨리 벤치마킹하고, 조기에 계획을 수립한 다음, 빠르고 충실한 실행을 지시하고 감독하는 것이다. 총력동원이라나느 개념에 익숙해서 동질성과 일사불란함을 요구한다.


      개념설계를 지향하는 리더십의 요체는 긴 안목을 갖고 꾸준히 시행착오를 축적해나가는 마인드다. 실패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감추지 않고 도전의 경험을 기록하고 나누도록 격려해주어야 한다. 구체적인 매뉴얼을 내려주기보다, 문제 발굴 과정을 함께 해나가는 탐색의 마인드가 중요하다. 


      실패를 자산화하는 과정을 중요한 업무 프로세스의 하나로 정착시켜, 구성원들이 시행착오를 일상업무의 일환인 것처럼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축적이 특별히 중요한 조직의 경우 순환보직형 리더가 아니라 임기가 긴 리더가 자리잡도록 해야 한다. 


      실행 시대의 유산으로서 우리 스스로 설정한 마음의 유리뚜껑을 걷어내고, 서로 뒷받침하면서 부딪치기로 작정하고 뛰어오를 수 있도록 우리 사회의 틀을 축적지향으로 바꾸어야 한다. 한마디로 기술 선진국의 마인드로 바꿀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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