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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1번째 책]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
    1000권 독서 2016. 10. 12. 23:50



    한국에서 추방 아닌 추방을 당하고 프랑스에서 망명 생활을 통해 이 책이 나오게 된 점은 매우 유감스럽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런책을 집필한 작가의 용기에 감사할 따름이다. 작가의 다른 책을 읽고 프랑스인들의 사고방식과 문화가 매우 흥미로워 작가가 유명세를 타게 된 이 책까지 읽게 되었다. 


    한 국가의 문화와 국가를 구성하는 국민들의 의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결국 국가의 미래는 국민들에게 달려있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깨닫게되는 것 같다. 아무리 좋은 선진국의 문화를, 프로그램을, 제도를 가져오더라도 국가를 구성하고 움직이고 있는 국민이 달라지지 않으면 어떠한 효과도 볼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것이지만. 


    한국의 소위 공무원들은 아무래도 새로운 것, 창의적인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항상 시선을 외부로만 돌린채 궁극적이고 건설적인 해법은 찾아내지 못하는 모습들 보이곤 한다.



    읽으며 메모했던 내용을 정리해 보았다.




    개성이 강한 사람들이 모여 살면서도 그래도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을 보면 신기할 정도지요. 나는 그것을 똘레랑스(tolerance)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했지요. 똘레랑스가 뭐냐구요? 글쎄 한마디로 정의하긴 어려운데, ‘나와 다른 남을 허용하고 관용하는 것’이라는 뜻 정도… 


    소시민의 편안한 삶의 유횩에 빠져들고 있었다.


    ‘한 사회와 다른 사회의 만남’은 그 만남으로 또는 눈물을 그쳐선 안될 일이었다. 만남도 눈물도 반드시 앙가주망(참여)를 요구한다. 그러나 나에게 그것은 다만 ‘나 자신과 끝없는 싸움’으로 나타났을 뿐이었다.


    빠리지엔느의 특징은 자기의 개성을 중요시한다는 데에 있다. 유행의 도시라는 빠리의 여성들인데, 새로 유행되는 옷이나 머리 스타일이 자기와 맞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절대로 그 유행을 따르지 않는다. 반면에, 이미 지나간 유행이라도 자기와 맞는다면 옛날의 유행을 고집한다.


    자기의 개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자기 나름의 유행을 갖고 있기 때문에, 빠리에서는 과거의 유행에서부터 최첨단의 최신 유행까지 모두가 항시 공존한다.


    인간관계란 무릇 상대적이다. 사람은 상대방이 자기에게 사람 대접을 해줄 때, 또한 상대를 사람 대접 해줄 수 있다. 아무리 품성이 고운 사람이라 할지라도 상대로부터 사람 취급을 못 받거나 무시당한다고 느낄 때에는 화를 내게 되거나 상대에 대하여 적대감정까지 품게 된다. 특히 우리들은 ‘일보다 사람이 더 사람을 괴롭게 하고 피로하게 하는 현대’에 살고 있다. 그러므로 택시운전사와 같이, 별의별 사람을 손님으로 맞아야 하는 직업인은 일의 어려움보다 사람들이 주는 괴로움으로 더 피로를 느끼게 될 때가 많다. 


    이들의 성격 중에서 두드러진 특징의 하나는 뻔뻔스러울 정도로 자기의 권리를 주장하는데 그러면서도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멈춘다는 데에 있다.


    서양사람들은 열려 있어 자기 주장과 권리를 그대로 밝히는 데 비하여 동양사람들은 겉으로는 잘 나타내지 못하고 속으로만 끙끙 앓는다고 말한다. 


    한가지 아주 중요한 점이 빠져 있다. 그것은 베르뜨랑은 그의 권리를 주장한 데 반해 나는 그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 아니라, 그런 주장을 하는 그를 미워한 점이다. 그의 주장이 틀렸으면 그 주장을 반박하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나는 그를 미워했다. 그는 나를 미워할 이유가 없었다. 


    그에게는 단지 그와 나의 생각이 서로 달랐을 뿐이었다. 그러므로 싸운 이튿날 그는 나에게 자연스럽게 평소처럼 대했고 나는 계속 앙심을 품고 있었다. 이 차이는 사회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프랑스에선 이 주장과 저 주장이 싸우고 이 사상과 저 사상이 논쟁하는 데 비하여 한국에선 사람과 싸우고 또 서로 미워한다는 사실이다. 


    프랑스인들은 다른 사람의 의견, 주의 주장 또는 사상을 일단 그것으로 존중하여 받아들인 다음, 논쟁을 통하여 설득하려고 노력하는데 비하여 우리는 나의 잣대로 상대를 보고 그 잣대에 상대를 보고 그 잣대에 어긋나면 바로 미워하고 증오한다. 프랑스인들은 이 차이를 ‘똘레랑스’가 있는 사회인가, 없는 사회인가의 차이로 구분하였다. 


    자신을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은 자존심은 커녕 자존심도 갖기 어려웠다. 그리하여 나의 방황은 시작되었다. 


    프랑스의 지식인들과 특히 문화인들은 미국의 질 낮은 대중문화에 대한 강한 경각심을 갖고 있다. 


    인종주의란 자기를 낳게 한 종자 이외엔 내세울 것이 없는 사람들의 열등감의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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