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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9번째 책] 열한 계단 - 채사장
    1000권 독서 2017. 7. 25. 21:43



    "시민의 교양" 이후 두번째로 만난 채사장 작가의 책.

    유시민작가의 공감필법을 읽고나서 바꾸게 된 독서습관은 처음부터 비판적으로 책을 바라보는 것이아니라 저자의 입장에 푹 빠져들어 보는 것을 시도했다. 그 이유는 저자의 생각에 대한 동의과 비판은 제대로 공감해야만 가능하다는 유시민 작가의 이야기가 굉장히 설득력 있어보였기 때문이다.  

    이 책은 지식이나 정보를 제공하기보다는, 저자가 살아온 인생을 되돌아보는 자서전적인 책이다. 자질구레한 시간의 흐름 속에 발생한 사건들은 기록되지 않았고, 저자 의식의 흐름이 바뀌는 책과 사건들이 담겨져있다.

    저자의 책에서 많이 인용되는 헤겔의 변증법을 기반으로 목차를 구성하면서도, 정반합의 합의 역할을 하는 개념이더라도 정과 반의 개념들보다 높다, 낮다는 의미라기보단 시간의 순서로 작성하였기에 우열을 가리는 목적이 아니라는 주의사항이 포함되어 있다.

    인상깊었던 주제들은 기독교, 불교, 니체의 탈근대화, 체 게바라, 우주를 표현한 일반상대성이론 에 대한 부분들이었다. 저자는 진리는 유일할 수 없으며 다양한 진리가 이 세상을 구성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진리가 다양할 수 있다? 는 관점에는 선뜻 동의가 되지 않는다. 불완전한 인간의 관찰하고 탐구하고 사색하면서 세상을 구성하는 원리들을 발견했다고 할 수 있겠으나, 관찰의 결과를 뒤집는 다른 개념이나 의식이 발생하면 진리라 여겨졌던 관점이 바뀔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진리일 수 있을까? 진리라 주장하는 바가 아닌 진짜 진리는 변함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한가지 분야에 파고드는 독서습관과 자신이 갖고 있던 사고의 틀을 깨뜨리는 독서습관 두가지를 방식을 정의하고 가능하다면 사고의 틀을 깨뜨리는 독서를 추천한다.

    이 점에 대해서는 사실 책을 읽는 독자의 성향에 따라 맞는 스타일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틀을 깨뜨리는 독서 보다는 한가지 분야를 파고드는 독서습관이 성향에 맞다. 사고의 틀을 깨뜨리는 독서는 자칫 잘못하면 자기주관을 갖지 못하고 망망대해에 떠도는 부유물 처럼 떠돌아 다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채사장이라는 사람을 단 두권의 책으로 평가할 수는 없지만, 저자보다는 철학자에 가깝다. 주어진 환경과 상황에 순응하기보다는 먼저 세상을 향해 왜?라는 질문을 하고 살아간다.

    이 책을 통해 배운 첫번째 생각은 우물을 벗어나야 한다는 저자의 권유에 한 우물을 더욱 깊게 파야겠다 마음이 강해졌다. 우물을 벗어나야하는 사고를 해야하는 성향과 직종이 있고, 한 우물을 깊게 파고 외연을 확장해 나가야 하는 성향과 직종이 있다. 나는 후자에 속한다.

    이 책을 통해 배운 두번째 생각은 어떻게 살아야하는가, 왜 살아야 하는가를 고민하는 것은 결론이 없기에 일정한 시간을 두고 그안에 스스로 답을 내는 시간적인 마감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평생을 두고 이 질문에 답을 해나가지만, 사실 비효율적으로 보이기도하다. 저자가 만약 자기의 사고의 흐름에 마감을 두고 치열하게 고민해 나갔다면 지금의 결론에 도달하는데 오랜 세월이 걸리지는 않았을 거라 생각된다.

    주변에서도 평생을 고민만 하다가 아무결정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자주 만나곤한다. 그들에게 공통된 특징은 결정을 유보해도 자신의 삶에 아무런 해가 끼쳐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결정을 언제해도 상관없다는 상황이 그들을 때로는 사색에 지쳐 방관자로 살아가게 만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나중에 오랜시간이 지나서 사색의 시간을 많이 갖고나서 이 책을 다시한번 읽어본다면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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