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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할런 코벤 - 숲
    1000권 독서 2019. 12. 8. 07:32

    숲 - 할런 코벤

    전자책 기준으로 669페이지.
    오랜만에 소설을 읽어보자고 리디북스 셀렉트를 뒤지다가 선택한 책.
    자녀의 범죄를 감추기 위해 부모의 경솔한 선택이 가져온 가족에게 닥친 비극과
    감춰진 진실이 세상에 밝혀지는 것을 막기 위해 희생 당하는 사람들.
    가족, 부모, 자녀의 입장에서. 과연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지 많은 질문과 고민이 가득한 책.

    메모했던 구절들과 질문거리들을 정리해본다.

    • 나는 삶을 분할하는 데 재능이 있다. 모두가 마찬가지이겠지만 나는 특히 더 그렇다. 나만의 세상 안에서 독립된 또 다른 세상을 만들 수 있다. 내 인생의 한 면에 집중할 때는 또 다른 면이 절대 끼어들 수 없다. 어떤 사람들은 갱스터 영화를 보면서 거리에서는 냉혈한 폭력배가 어떻게 집에 돌아와서는 그토록 다정다감할 수 있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나는 이해한다. 난 그걸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Q. 삶을 분할하는 재능. 나는 갖고 있는가?, 아니 갇고 싶은가?
      A. 동시다발적으로 해결해야할 문제들이 터진다면,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겠지만, 그렇다고 삶을 분할하여 사는 능력은. 갖고 싶지 않다. 삶을 분할하여 사는 능력이라고 표현했지만, 사실은 강한 부정과 의도적 망각이기에. 정신적인 에너지가 보다 더 많이 소모되고, 주변 사람들에게 뜻하지 않은 오해를 낳는 부작용이 더 커보인다.

    • 그녀와 변호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호레이스 폴리가 말했다. “아침에 합의서에 서명할 겁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내심 한구석으로 안도하는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이제는 제인케어를 포기하지 않아도 됐다. 아버지의 과거, 아니 내 정치적 야망도 불필요한 타격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샤미크 덕분에 궁지에서 벗어나게 된 셈이다.

      Q. 어떤 일이나, 사건이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채 잘못된 결론임을 알지만, 피로와 긴장으로 올바른 방향이 아니더라도 빨리 끝났으면 하는 마음을 품었거너 경험이 있는가.
      A. 많다. 매우많다. 내가 지치고 힘들면, 누군가가 나서서 해주었으면, 아니 누군가는 나서서 하겠지. 라는 생각으로 잘못된 결론이나 사실도 못들은 척 하는 경우가 있다. 사람들과의 대화속에서도 누군가 나의 가치관과 다른 의견을 사실인 것 처럼 주장하는 상황에서도,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모하고 싶지 않아. 침묵으로 동의하는 경우가 많다.

    • “몰랐어요. 돈의 출처에 대해선 밥도 말이 없었어요. 하지만 밥이 제인케어를 위해 얼마나 고생했는지 형부도 알잖아요. 밥은 그곳 책임자였어요. 그런 막중한 자리에 있으면서도 상근 급료를 받지 않았어요. 최소한 10만 달러 이상은 받았어야 한다고요.” 그녀가 말했다. “설마 그렇게 이 문제를 정당화하려는 건 아니겠지?” “어떻게 정당화하든 그건 내 마음이에요. 난 남편을 사랑해요. 형부도 그 사람을 잘 알잖아요. 밥은 좋은 사람이에요. 빌린 돈은 정말 빨리 갚을 생각이었어요. 자선단체에서 이런 경우가 드문 것도 아니잖아요. 형부도 알죠? 하지만 형부가 검사이기 때문에, 그리고 이 빌어먹을 강간사건 때문에 경찰이 유난히 난리를 치고 있어요. 형부 때문에 조용히 넘어갈 수도 있었던 일이 이렇게 커져버린 거라고요. 그들은 내가 사랑하는 남자를 부셔놓을 거예요. 그가 부서지면 나도, 우리 가족도 부서져요. 그걸 모르겠어요, 폴?”

      Q. 가족을 위해 가족의 불법을 감싸줄 수 있는 상황에서 나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그리고 만약 그런 상황이 밝혀진 사람이 있다면 어떤 관점으로 바라볼 것인가.
      A. 감쌀것이다. 타인에겐 철저하고 냉정하지만. 나와 가정에겐 한없이 너그럽다. 나란 사람은 그렇다.

    • 내면의 칸막이.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전에 얘기한 적이 있었다. 내 얼굴은 아무것도 드러내 보이지 않고 있었다. 그럼에도 수많은 면도칼들이 복부로 파고드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나는 연쇄살인마와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그의 손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피를 떠올렸다. 목의 맨살에 닿은 칼날. 바로 저 손이다. 강철 테이블에 가지런히 얹어진 바로 저 두 손. 저 손이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지?

      Q. 내면의 칸막이를 갖고 있는가?
      A. 내면의 칸막이를 가지려면, 자기 감정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도 100%. 인간이 과연 가능할까 싶지만, 나와 타인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려면, 쉽사리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서는 안된다. 하지만, 경험을 기억해 봤을 때, 대부분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피로하고 지치게되면, 자제력을 잃고 쉽게 감정을 표출해 내곤한다. 아직. 내공이 부족하다.

    • 굶주릴 때는 행복과 성취에 대해 걱정할 여유가 없다. 그건 평생 가슴에 새겨야 한다. 이런 말도 안 되는 부에 파묻혀 살다보면 영성과 정신건강과 만족과 인간관계 같은 난센스들을 걱정하게 된다. 자신이 얼마나 행운아인지도 망각하게 된다. 굶는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점점 뼈만 남아가는 자신을 지켜보는 기분이 어떤지, 사랑하는 이가 서서히 죽어가는 걸 무기력하게 지켜보는 기분이 어떤지. 그리고 젊고 건강했던 누군가가 굶어 죽으면 이제 빵을 한입 더 베어 먹을 수 있다는, 본능적으로 찾아드는 행복감도 결코 알지 못한다.

      Q. 부요함으로 행복과 성취에 대해 걱정하는 것은 과연 인간에게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것일까?
      A. 굶주림은 인간의 기본권, 최소한의 인간됨 마저 앗아가기 때문에, 굶주림보다는 당연히 부요함이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것은 맞다.

    • 웨인의 최고 공범자는 결국 공포로 밝혀졌다. EJ 젠레트도 내게 그것의 힘을 일깨워주었었다. 공포가 극에 달하면 누구라도 묵인하게 된다.

      Q. 공포에 휩싸일 때 나는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
      A. 공포나 두려움에 휩싸이는 상황에서 나는 항상, 원인과 이유를 정리하고 머릿속에 구조화 시키곤 했다. Why에 대한 답을 억지스러울 지라도 나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지금도 그렇다. 책임의 영역이나, 나의 평판에 관련된 어떤 사건이 발생하는 경우, 원인과 이유를 분명히 하고, 나 나름대로의 대답들을 고민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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