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과 과학의 융합을 추구하는 "통섭" 의 개념이 책의 제목과 같이 "지적 사기" 라는 주장과 뒷받침하는 내용을 담은 책이다.
사실 인문학과 과학의 융합에 대한 시도는 최근 몇년간 심심치 않게 언론 매체를 통해서 들었지만, 구체적으로 융합이라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어떤 효과가 있고 무엇을 기대하는 것인지를 몰랐다.
이 책을 읽고나서는 어쩌면 잘몰랐던 것이 오히려 좋았다고 생각된다.
가장 인상적인 내용은 영국의 한 물리학자가 과학적으로 오류가 많은 글을 사회과학 잡지에 기고한 이후 기고했던 내용이 과학적으로 터무니없는 거짓임에도 어떠한 제재나 검토없이도 손쉽게 기고할 수 있었다고 언론에 밝혔던 부분이었다.
다른 점을 떠나서 과학이 진정으로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한 채, 그저 맹목적으로나 자신의 지적 허영심을 어려운 단어들로 감추기에 급급한 '부족한 지식인'들을 맹렬히 비난했다는 점에 통쾌하기 까지 하였다.
예전에 읽었던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라는 책에서 과학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악마는 사람들이 신의 위대함을 알수 없게하기 위한 방법으로 '과학'으로 부터 멀어지게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이 기억이 난다.
과학은 신이 창조한 세상에 대한 탐구이며, 단순한 이론이나 주장이 아니라, 사실의 발견이고 진리 탐구의 학문이다. 어설프게 아는 지식인들이 항상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이용하기 때문에 문제인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을 떠나서라도 어떤 분야에서건 '어설프게 아는 경력만 많은 자칭 전문가' 들이 가짜 정보를 만들고 진실에서 벗어나 엉뚱한 허영심과 명예욕을 드러내곤 한다.
진짜를 파고드는 사람들은 자신이 얼마나 부족한지를 역으로 항상 깨닫기 때문에 겸손하다. 하지만 진짜를 파고드는 척하며 실제로는 어떠한 걸음도 걷지 않는 사람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말썽꾼 역할을 자처한다.
대한민국 사회 전반적으로 40,50대 경제,사회,정치,언론 집단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어설픈 전문가' 들이 목청을 높이기에 부정확하고 어설프며 건설적이지 않은 논쟁들이 끊이지 않는다. 나도 그들처럼 나이만 먹은 '어설픈 어른'이 되지 말자는 마음으로 겸손하게 읽고 생각하고 쓰는 공부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