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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5번째 책] 회사의 언어 - 김남인
    1000권 독서 2018. 6. 23. 09:07



    책 속의 한 구절


    요란하게 자신을 포장하지도, 화려한 스펙을 깔고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그들은 조용하게 묵묵히 일하다 어느새 조직의 중요한 위치를 점했다. 중요한 회의나 보고를 앞두고, 상사는 이들이 눈에 보이지 않으면 분리불안을 겪기 시작했다. 아무리 까다로운 사람도 그들에게는 곁을 내주고 함께 일하려 했다. 겉보기엔 잔잔하지만 자기 역할을 파악하고 조직의 업무를 신속히 장악하는 사람들. 언뜻 보면 손해 보는 일인 것 같은데도 기꺼이 손을 내밀어 결국엔 '함께' 성과를 나누는 사람들. 그들은 우리가 익히 주입당한 '인재'의 모습과는 달랐다. 불가해한 지능과 문제 해결력을 가진 0.1퍼센트의 천재도, 현실 왜곡의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괴짜도, 매끈한 컨설턴트도 아니니 말이다.


    '현실 속 에이스'들의 공통점은 따로 있었다. 그들은 '회사의 언어'를 구사할 줄 알았다. (중략) 내가 말하는 '회사의 언어'는 업무와 사람을 대하는 자질과 태도를 뜻한다. 


    기업생활을 이제 막 시작한 이들부터 '왜 부하 직원들은 내 말귀를 못 알아 들을까' 고민하는 임원들까지 이 책은 직급을 초월해 많은 이들이 곱씹어볼 만한 기업생활의 면면을 담고 있다.


    심리학자 로버트 버튼이 자식ㄴ의 책 <생각의 한계>에서 "사람들은 무언가를 확신하면 더 이상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한 그 상태다. 그러나 김 부장이 모르는 게 있다. 일련의 실험 결과, 확실하다는 느낌은 말 그대로 '느낌적인 느낌'이고 뇌의 화학반응이 야기한 심리 상태일 뿐이라는 것이다. 


    말이 많아지면 의심하거나 되돌아볼 시간은 더욱 없다. 앞 말을 증명하기 위해 다시 말이 튀어나오고 그 말을 다시 증명하기 위해 또 다른 말이 나온다. 김 부장의 경우 회의란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똑독함을 증명할 무대다.


    당신이 만약 조직의 꼭대기에 올라서고 싶다면 말하기보다 듣기 능력을 키워야 한다. 강한 에고(ego)와 달변으로 최고가 된 사람이 있는가? 그런 사람에게 끌린다고? 인정바독 싶다고? 아쉽게도 그의 관심사는 부하 직원이나 동료가 아니라 자기 자신일 경우가 많다


    "그들은 특별한 성과를 조용히 만들어내는 보통 사람들로 보인다. 겸손하며 사람들 앞에 나서서 떠벌리기를 껄니다. 조용하고 차분하다. 쇼에 나가는 말보다는 쟁기 끄는 말에 더 가깝다"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한 11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그 중심에는 조용하고 겸손한 리더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전설적인 영웅이나 가까이하기 어려운 아이콘이 되기를 갈망하지 않았다.


    팀원들은 몰랐겠지만, 팀장의 질문은 사실 지시였다. <헨젤과 그레텔>의 헨젤이 자신이 떨어뜨린 조약돌을 되짚어 집을 찾아갔듯, 우수한 팀장들은 문제 해결로 가기 위한 여정에 질문을 떨어뜨렸다. 팀원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주인 의식으로 움직이자 업무 만족도가 올라갔고 팀 전체의 성과에도 탄력이 붙었다. 이는 상대가 답을 찾아낼 때까지 질문하는 소크라테스 대화법과 비슷하다. 


    상사와 부하가 마주 앉은 면담 상황에서 앞뒤 잘라 먹고 "요즘 어때?", "요즘 고민이 뭐야?"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은 최악이다. 대체 뭐라고 답을 해야 한다는 말인가? "김 과장, 구매 업무가 이제 1년 반이 되어가네. 지난번 애 먹었던 OO업체 건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지?"라는 식으로 케이스를 근거로 들고 경험과 기억에 고리를 걸어 물어야 한다. 


    상사가 업무 지시를 할 때도 넋 놓고 받지 말자. '내가 제대로 이해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상사의 지시를 자신이 이해한 바대로 요약하고 되물어 서로가 같은 산을 보고 있는지 살피는 것이다. 이는 일의 시작뿐 아니라 진행 과정에서도 필수다. 


    기자 시절, 닳고 닳은 취재원들은 기자들이 꺼내는 첫 질문으로 그를 판단했다. 기자가 어느 정도의 정보를 갖고 있는지, 자신이 어디까지 말하면 될지를 짐작하는 것이다. 질문은 뾰족해야 제대로 박힌다. 상대가 누구인지, 핵심 이슈는 무엇인지, 이 질문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상대에게 부정적인 피드백을 줘야 하는 상황이라면 시작과 끝은 긍정적이고 상대를 북돋는 코멘트여야 한다고 했다. 두 개의 빵(긍정 코멘트) 속에 비판을 고기 패티처럼 숨겨서 상대가 자기도 모르게 꿀꺽 삼키게 하라는 조언이다. 상대의 비판을 수용하면서도 '나는 가치 있는 사람이야', '나는 회사에 도움이 되는 직원이야'라고 생각하게 해야 비난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난의 부작용이란 비판을 모욕으로 받아들여 자기방어나 아심으로 되갚게 하는 것이다. 


    나쁜 비판을 구체적인 팩트가 아니라 개인을 겨눈다. "당신 이야기는 논리적이지 않아"나 "왜 그렇게 일을 설렁설렁해?" 처럼 상대를 의기소침하게 만들기에 딱 좋은 말들이 그런 예다. 


    잘된 비판은 무엇일까? 상대도 나처럼 선의를 갖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믿음이 전제된 비판이다. 찍어 누르려는 것이 아니라 함께 배우고 돕기 위한 비판임을 상대에게 이해시켜야 한ㄷ. 무엇보다도 자기가 던지는 말이 상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고 비판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한다. 


    가장 좋은 성과를 거둔 때는 쓴소리와 직언을 서숨지 않던 상사와 일했을 때였다. 반대로, 온화한 상사와 일할 때 성과는 그저 그랬다. 궁함의 문제가 아니었다. 적절한 쓴소리는 상대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작은 문제가 곪아터지지 않도록 방지하고, 상대를 긴장시켜 실수를 줄인다. 


    쓴소리도 기술이 필요하다. 상대에게 득이 될 거라는 생각에 무작정 던져놓으면 상대는 그걸 개인적인 모욕으로 느낄 수도 있다. 당신의 선의는 상대에게 접수되지 않는다. 남아 있는 의욕마저 꺾을지 모른다.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다면 쓴소리가 개인적인 비난으로 들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당신이 왜 지금 이런 진언을 하게 됐는지 보다 큰 맥락에서 설명해주자. 대안이나 조언을 주려 한다면 구체적이고 실질적이어야 한다. 상대의 노력과 선의는 인정하더라도 불편한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가볍게 이야기 하거나 슈거코팅하지는 말자. 상대를 존중하되 메시지는 명확히 해야 한다. 


    자기 어필을 할 때 '나, 나, 나'만 하면 안돼. 회사에서 혼자 이뤄낼 수 있는 일이란 별로 없어. 아무리 작아도 동료들의 도움과 상사의 지지가 있기에 내 자리와 내 일이 있는 거지. 때문에 나보다는 '우리'를 자주 언급하는 게 좋아. 


    자신의 아이디어에 약점을 먼저 내세우는 건 어떤 효과가 있을까? 일단 듣는 사람이 무장해제된다. 공격하려던 포인트를 상대가 먼저 인정해버리면 마음속 돌담이 와르르 무너져 내린다. 장밋빛 낙관은 얄팍한 상술이며 정직하지 않다는 인상을 주지만 상대가 알고 내가 아는 결점을 솔직히 털어놓으면 듣는 이의 평가는 180도 달라진다. 사람들은 나를 솔직하고 겸손한 데다 스스로의 단점을 파악할 정도로 똑똑하고 그걸 공개할 정도로 자신감 있다고 느끼게 된다. 


    애덤 그랜트 교수는 "아이디어를 낸 당사자는 자신의 아이디어에 너무 익숙해져서 처음 접하는 사람이 그 아이디어를 이해하고 수용하려면 얼마나 그 아이디어에 노출되어야 하는지를 과소평가한다"고 했다. 즉 우리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사람들에게 자주 알리는 일을 소홀히 한다는 것이다. 상대 역시 나만큼 내 아이디어를 이해하고 애정을 가질 것이라나느 가정을 무의식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심리적 압박에 부딪히면 많은 사람들이 나쁜 소식을 어떻게든 긍정적으로 포장하려는 유혹에 빠진다. 혹은 최대한 이야기할 시간을 미뤄서 기적까지는 벌어지지 않더라도 상황이 좀 더 나아지기를 기다린다. (중략) 미루거나 피할 수 없는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고 상대에게 적시를 알릴 각오를 하라 (중략) 이야기를 할 때는 핵심 위주로 하라.


    이때 주의할 것은 과거가 아니라 현재와 미래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문제의 원인은 정확히 밝히되 이를 실패의 프레임에 가두지 말고 해결 방법을 찾는 방향으로 관점을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어떤 개선책 혹은 해결 방법이 있는지 제시하고 이에 대한 로직과 잠재적인 리스크까지 언급할 필요가 있다. 


    나쁜 소식을 전하고 이를 해결할 방법까지 제안했다고 손놓고 있을 수는 없다.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실패의 잔상'을 없애려면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어떤 진전이 있었는지를 지속적으로 알려야 한다. "문제가 어떻게 해결되고 있는지, 계속 업데이트해 '나쁜 소식'이 결국에 성과로 이어지도록 관리해야 한다"


    말은 곧 사람이다. 말을 들어보면 그 사람이 보인다. 말이 쓸데없이 많은 것은 내면이 텅 비었다는 증거다. 그들은 남들이 혹 자신을 간파할까 봐 쉴 새 없이 떠들어, 인정을 받으려 든다. 줏대가 없는 사람들의 말은 난폭하다. 함부로 떠들고 멋대로 말한다. 그래야만 남 보기에 주견이 있는 사람처럼 보이기에 하는 행동이다. 어느 자리에서든 말 없는 사람이 무섭다. 말수가 적을수록 사람값이 올라간다. 침묵 속에는 함부로 범접하기 힘든 힘이 있다. 말을 아껴라. 


    상사와 동료에 대한 대탐구를 시작해보자. 왜 그런 말을 하는지 그들의 두려움과 욕망을 읽어내자. 어느 순간 잔소리와 자기방어는 줄어들고 그들이 오히려 당신에게 몸을 기울여 귀를 열게 될 것이다. 


    서열 1위가 회의 때마다 가장 수다스러운 원인이 자기도취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나머지 인원이 충분히 준비하지 않아 그 어떤 선제적인 제안이나 리액션을 취하지 못할 때도 그렇다. 회의에서 상사가 말을 많이 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자기가 원하나느 대로 가고 싶어 부하들의 동의를 구할 때, 그리고 자기도 뭘 어떡해야 할지 모를 때. 근거 있는 맞장구로 상사에게 힘을 실어주든가. '노'라고 말해 상사와 본인을 구해야 한다. 듣기와 사전 준비는 반드시 한 세트여야 한다. 


    듣기 고수들은 겉으로는 조용할지 몰라도 뇌는 풀가동 상태인 겁니다. 말하는 사람의 메시지를 끊임없이 해체하고 재조립하고 자기 식대로 흡수하려고. 회사생활을 해봤으니 알잖아요 말할 때보다 들어야 할 때가 훨씬 많아요.


    상사는 늘 편안하고 웃는 모습이어야 한다. 그래야 후배들이 다가와 말을 건넨다. 


    잘 듣는 법

    1) 말하는 이보다 앞서 생각하라

    2) 말하는 이가 자기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제시하는 근거가 적절한지 생각하라.

    3) 말하는 이의 행간을 읽으려고 노력하라. 상대가 말하는 동안 표정 손짓, 목소리 톤 같은 비언어적 요소를 참고해서 상대가 뭘 원하는지, 숨기고 싶어 하는 건 없는지 파악해보라.


    오 대리는 다른 팀원들의 말을 진지하게 듣고 메모하고 기억해줬어. 사람들은 고마운 거야. 이제 자기가 들어줄 차례라는 걸 아는 거야. 할 말이 많아도 먼저 무릎 꿇고 들어줄 줄 아는 조용한 사람. 그 앞에서는 초딩들도 당당하게 시를 써내고 자기가 정말 궁금한 걸 눈치 보지 않고 물어봐. 어제 먹은 술이 덜 깬 40대 아저씨들도 자세를 가다듬고 집중한다고. 


    '사장과의 대화'는 사장의 일방적인 메시지 전달이고 '설문'도 인사팀이 전체 이메일로 뿌리면 우리는 형식적인 답만 몇 줄 적어 화답하는 거. (중략) 본질은 같아. '당신의 말을 들어주겠다'는 신호에 사람들은 뭔가 더 잘 해보려고, 더 괜찮은 사람이 되어보려고 애쓴다는 거지.


    2009년 구글이 팀장급 이상의 직원들에 관한 자료를 1만 건 이상 모았는데 좋은 보스가 되기 위한 여덟 가지 조건중 1위는 '부하와 1대1 만남을 가질 것' 그리고 '부하의 이야기를 잘 들어줄 것' 이었다.


    우리 주변의 듣기의 달인들은 그 능력을 통해 조직의 사다리에 올라선다. 그런데 아무도 사다리를 흔들어 그를 떨어뜨리지 못한다. 왜냐하면 그가 먼저 내 말을 듣고 존중해줬기 때문이다. 


    리더의 말과 행동을 지켜보는 귀와 눈들이 곳곳에서 번득인다. 이들의 인정을 받아야 현장이 제대로 굴러간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달리 현장에서는 힘의 관계가 역전된다. (중략) 상대의 경험을 존중하고 자세를 낮춰 이야기를 들어야 현장은 곁을 내주고 힘을 실어준다. 같이 기름때 묻혀가며 머리 싸매고 고민해주는 상사에게 등을 돌리기란 참 쉽지 않은 일이다. 


    상대의 말에는 많은 정보가 숨어 있다. 행간을 누가 더 정확히 잃어내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회의석상에서, 협상 테이블에서 홀로 집중하는 조용한 개인이 있다면 긴장하라. 모두가 서로를 악마화하며 감정을 불태우는 사이 조용히 듣고 정보를 읽어내는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공정한 중재자로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다.


    필기의 경우 속도가 느리고 힘이 든다. 메시지에 집중하고 요약해야 하며, 재빨리 핵심을 추려내야 한다. 또한 상대의 말 그대로가 아니라 자신이 이해한 바대로 자신의 언어로 적게 된다. 필기와 함께 생각을 구조화하고 우선순위화하는 사이 정보는 자기만의 것이 된다. 연구진은 "노트북 필기가 정보의 양은 더 많았지만 대부분 부차적인 정보들이라 핵심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아이디어가 크든 작든, 복잡하든 단순하든 간에 한번 적어보세요. 메모를 위한 메모를 하라는 소리가 아니라 당신의 아이디어를 정리하고 그 속에서 실행 가능한 목표를 설정하라는 겁니다. 


    메모는 들은 내용을 토대로 자신이 이해한 바를 자기만의 언어로 적는 행위다. 상대의 핵심을 잡아 내가 가진 정보와 결합하는 일종의 콜라보다. 


    메모는 듣기 전부터 시작돼야 한다. 무엇을 듣게 될지, 내가 얻고자 하는 것 혹은 결정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적어본다. (중략) 상대의 말을 모조리 받아 적지말고 듣고자 하는 메시지, 궁금증을 풀어주는 정보, 깊은 울림을 주는 메시지 위주로 적자. 간으하다면 자신이 이해한 바를 자기 언어로 메모해야 기억에 남는다. 


    말을 잘하는 건 나와 상대가 '같은 페이지'에 있도록 하는 거야. 내가 이해한 대로 상대도 이해시키는 거지. 그래야만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상대가 판단하거나 행동하게 할 수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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